국공립어린이집 쏠림현상·입소 대기 줄이는 효과
어린이집 경영 돕고 아이들은 다양한 체험 가능
‘서초형 함께 보육’ 노하우 공유하며 열띤 토론
지난 12일, 서초구는 “서초형 함께 보육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보육전문가와 교사, 학부모가 참여한 보육포럼을 개최했다. ‘서초형 함께 보육’은 국공립과 민간·가정 어린이집 등 3~4개의 보육기관을 하나의 공동체로 구축하는 보육정책이다. 어린이집의 시설과 규모, 프로그램, 학부모 선호도,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함께 보육 어린이집’으로 지정하면 지정된 어린이집은 입소와 반편성을 공동으로 운영한다. 이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게 되면 아동 1명당 3곳의 어린이집을 대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인한 허수대기자 발생과 입소대기 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어린이집 커뮤니티가 프로그램과 체험활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원하기도 한다. 숲 체험과 부모교사교육, 전통놀이 등 어린이집이 모여 함께 활동하게 되면 개별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과 인력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한 어린이집 당 평균 20~30명인 원아들만 있으면 큰 교육이나 행사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100명 이상의 원아들이 모이면 커뮤니티별 테마에 맞게 아이·부모·교사들을 위해 보다 전문적이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반포동에서 모임을 하고 있는 가정 어린이집 교사는 “우리 원아들은 인원이 적어 테마별 큰 모임을 할 엄두가 안났다. 모이면 좋은 체험을 할 수 있으니까 학부모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인근 어린이집들이 보육에 관한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공유하며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나갈 수 있다는 것도 ‘서초형 함께 보육’의 큰 장점으로 꼽힌다. 어린이집 원장들끼리 최소 월 1회 이상 모여 행사, 교육, 보육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특화프로그램 진행과 교수법, 회계서류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한다. ‘경쟁’이 아닌 ‘상생’으로 보육의 질을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것이다.
구립 잠원햇살어린이집 김선희 원장은 “우리 모임의 원장들은 서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운영하는지 궁금해 했다”며 “이런 모임을 계기로 친분이 쌓이고, 유형이 다른 어린이집의 입장을 알게 되니 보육에 대해 폭넓게 생각하게 되었다. 좋은점들은 우리 어린이집에 벤치마킹해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12일, 양재역 엘타워에서 보육 전문가와 어린이집 교사,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인 공동보육포럼이 열렸다.
서초구는 장점이 많은 공동보육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보조금을 지원해 모임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있다. 어린이집에서 요청시 지역 내 운동장, 공원, 체험장 등 활동공간도 섭외해 주기도 한다. 서초구청장은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보육 환경을 만들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서초’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