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불도저’
외롭지만 강했다
수십년 묵은 난제 속 시원히 해결
민선7기, 서초의 가장 큰 도약은 서리풀터널 개통과 함께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4월 22일, 1978년 서초역-방배로 구간이 도로로 결정되고, 터널 구상이 나온지 40년 만에 서리풀터널이 개통했다. 서리풀터널은 길이 1280m로 서초구 방배동 내방역에서 서초동 서초역을 왕복 6~8차로로 관통한다. 출퇴근 시간대 25~35분이 걸렸던 내방역-서초역 구간 통행 시간은 서리풀터널 개통과 함께 20분 이상 단축됐다. 서리풀터널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및 마을버스 노선은 주민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반영하여 서울시와 협의하여 노선 조정 예정이며, 향후 교통량 분석 후 신호체계도 조정할 계획으로 내방-서초역 구간이 더욱 오가기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2002년 국방부-서울시간 터널 논의가 시작됐지만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던 서리풀터널은 2014년, 민선 6기의 시작과 함께 착공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부지 활용과 터널 착공 문제를 놓고 국방부와 서울시간 벌어진 이견을 서초구의 ‘투 트랙 구상’으로 풀어낸 것이다. 부지에 공동주택을 짓기 원하는 국방부를 찾아가 주민들을 위한 교통해소 차원에서 터널부터 뚫고 부지사용 방안은 차후 다시 논의하자 설득했다. 국방부와 서울시 양측 사이에서 서초구가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결과 2015년 10월, 서리풀터널은 착공에 들어갔고 3년 반 만에 개통할 수 있었다.
서초의 100년 미래 도약길 활짝
2016년에 서초구는 서리풀지구단위계획으로 정보사부지를 공동주택 대신 문화복합단지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지구단위계획으로 인해 정보사 부지에는 아파트 대신 대규모 공연장과 전시장을 갖춘 복합문화센터나 오피스텔을 제외한 업무시설만 들어설 수 있었다. 개발이 제한되자 정보사부지는 연달아 유찰됐고, 개발에 난항을 겪는 듯했다. 하지만 도시경관과 자연을 해치지 않는 문화시설을 만들겠다는 서초구의 뚝심은 결국 통했다. 지난달 부동산 개발업체인 엠디엠 그룹이 부지를 매입하면서 2023년까지 4차 산업과 문화공간이 어우러진 문화연구시설로 조성할 계획임을 밝혔다. 서리풀공원과 연계해 미국 애플본사처럼 지어지는 친환경 오피스 시설에 바이오·정보통신·금융·스타트업들이 입주해 4차 산업혁명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서초구는 터널 상부에 오는 10월까지 대법원까지 이어지는 무장애 벚꽃길을 꾸미고 2021년까지 숲을 테마로 한 방배숲도서관을 만들어 문화삼각벨트 계획이 탄력 받을 수 있도록 협력해나갈 예정이다.
조은희 구청장은 “서리풀터널 개통은 동서의 길을 이어 주는 의미를 넘어 서초의 미래를 열고, 서초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길이 뚫리고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올드타운 이미지가 강했던 서초와 방배지역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그동안 단절된 길로 정체된 주변 발전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