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미
소설가
서초구소식 편집위원
여성행복도시 서초의
밝은 기운·정책 노하우
전국으로 퍼져 나가길
여성가족부가 서초구를 여성친화도시로 선정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거리의 아름다운 휴지통이었다. 음료수를 마신 뒤 그 병을 들고 다니다가 집까지 가져 오면서 투덜대기 일쑤였는데 서초구에는 휴지를 넣기 미안할 정도로 예쁜 휴지통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이런 편리함도 중요하지만 서초구가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여성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했기 때문이다.
“요즘 여자들이 얼마나 쎈데”, “여자들이 더 무서워”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여성친화도시에서 ‘여성’은 사회적 약자(아동·청소년·장애인·노인)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의미이다.
여성친화도시는 1970년대 북미 여성운동가들이 여성들을 위해 안전성·접근성·편리성·쾌적성을 갖춘 도시를 요구하면서 생겨난 개념이다. 1992년 UN 환경개발회의 리우환경선언에서 장애인과 아동을 포함한 여성의 주거권 확보가 언급되면서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개념이 확고해졌다.
〈서초구소식〉 편집위원으로 3년 넘게 서초구의 활동을 살펴보면서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시 단위에서도 하기 힘든 큰 행사를 거뜬히 치르는 가운데 사회적 약자들, 그 가운데서도 여성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지속적으로 시행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간 서초구가 여성친화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실시한 정책을 나름대로 분석해봤을 때 3가지 방향으로 정리가 되었다. 첫째 여성이 안전하게 활보할 수 있는 거리 만들기, 둘째 여성이 실력을 쌓아 역량을 발휘하도록 돕기, 셋째 여성이 직장생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육아를 비롯한 여러 혜택 베풀기.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고루고루 실속있는 정책을 실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여성을 위한 안심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낸다.
최근 ‘서초 여성 몰카보안관’을 선발해 4개월간 집중 점검에 들어간 것은 여성들의 고민을 곧바로 해결해주는 일이어서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다. 몰카로 평생 지울 수 없는 짐을 안고 살아가는 여성이 얼마나 많은가. 최첨단탐지기로 공공기관·민간화장실·찜질방·목욕탕을 점검하면서 야간에 경찰과 함께 합동점검도 실시한다니 제대로 마음이 놓인다. 집중 단속한 결과를 분석해 ‘몰카 사전예방 매뉴얼’을 타 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하니 서초구의 몰카보안관 제도가 부디 널리 전파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21세기의 발전은 여성들의 손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앞으로 여성의 사회활동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여성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게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서초구가 시행하는 여성들을 위한 안전하고 실속있는 서포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여성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여성행복도시 서초’의 다양한 노하우와 밝은 기운이 대한민국 전체로 퍼져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