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뒤로가기
맨위로
동네소식
독자칼럼) 꽃마을 추억안고 ‘서울의 꽃’이 된 서초
2018-10-01
  • 기사공유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링크 복사
본문글자크기

글/박선이
동서대객원교수

나무들 사이 낙엽 위에서 가을을 즐기는 엄마와 아이들

서초에 대한 나의 첫 기억은 꽃마을이다. 강북 지역에서 반포대교를 건너 언덕길을 오르면 저 멀리 우면산 아래 예술의전당까지 큰 길 양쪽으로 꽃과 나무를 파는 비닐하우스들이 줄지어 있었다. 언덕 꼭대기에는 수 백 년 그곳을 지켜온 향나무가 너무도 잘생긴 모습으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어쩌다 그쪽으로 취재를 나가면 돌아오는 길엔 꽃 화분을 사들지 않을 수 없었던, 꽃마을의 추억이다. 지금은 서초경찰서와 대검찰청, 대법원, 서울중앙지검, 사랑의교회가 들어섰다. 예술의전당 쪽으로는 악기 거리도 생겨났다. 꽃이 지나간 자리에 인간 사회의 기본적 질서를 지키고 함양하는 기관들이 들어섰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서초구가 이제 서른이란다. 참 젊고 아름다운 나이다. 서울의 아름다운 것은 다 그러모아 품에 안은, 복 많은 서른이다. 서초역 향나무 옆 언덕에 서면, 북쪽으로는 한강과 남산이 보인다. 날씨 맑으면 남산 너머로 북한산의 위풍당당한 풍경이 펼쳐진 것도 볼 수 있다. 방향을 돌려 남쪽을 바라보면 부드러운 능선의 우면산과 예술의전당이 조화롭다. 예술의전당을 설계한 김석철 건축가는 광화문에서 예술의전당에 이르는 남북축을 서울의 중심가로(街路)로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2017년 서리풀축제 때 축제 깃발이 이 가로에 휘날리는 것을 보며 젊은 서울의 새로운 명물이 생기는 것 같아 반가왔다.
서초라는 이름은 참 부드럽고 다정하다. 두 글자 모두 받침이 없고, 발음할 때 혀의 위치가 중간인 중모음 ㅓ, ㅗ 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일까? 어쩌면, 서초가 가진 푸르름 덕분에 더 부드럽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산과 강을 모두 가진 서초의 자연 환경은 타고난 것이라 하지만, 이를 가꾸어 푸른 공간으로 만든 서초구의 정성과 노력이 있었기에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조명으로 물든 한강 세빛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의 푸른 숲, 양재시민의 숲 문화예술공원…. 모두 나에겐 지친 일상을 위로하는 공간이다. 고작 한 점 붉은 먼지 같은 일로 우리의 삶이 휘둘렸던 것을 새삼 깨닫게 하는, 서초의 선물이다.

서초구소식 2018년 10월호
서초구소식 2018년 10월호
  • 등록일 : 2018-10-01
  • 기사수 :
  • SNS공유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서초구소식 2018년 10월호QR코드를 스캔하여 스마트폰에서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