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쉼터는 서초구 상징목이자 천년을 산다는 장수목인 느티나무처럼 누구나 편히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3월 28일부터 4월 30일까지 서초구 18개 동 주민센터와 3개 노인복지관을 대상으로 ‘느티나무쉼터 체험단’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4월 19일 서초4동 어르신들과 함께 내곡느티나무쉼터를 둘러보았다.
“70년 전 영화 ‘귀향’ 감상하고 유튜브 동영상 보는 방법 배우고 건빵과 커피가 있는 라이브공연까지”
장안마을 경로당에서 출발한 셔틀버스에 탑승한 46명의 체험단은 오후 2시 내곡동 느티나무쉼터에 도착했다.
3층 로비에서 느티나무쉼터 고희철 센터장은 “서초구 느티나무쉼터는 내곡동, 서초3동, 양재1동 세 곳에 있으며 앞으로 방배동도 경로당 시설을 리모델링하여 개설할 예정”이라고 하며 전반적인 소개를 한다. 명작극장에서는 매주 수~금요일 고전영화를 상영하며, 큰글씨 자막을 제공하고 있다. 1회 관람료가 2000원이다.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는 해설과 퀴즈가 있는 무료 시네마테라피, 월·화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노래방이 운영된다고 한다. 우리 체험단은 명작극장에서 1950년 작품 귀향이라는 영화를 10분간 관람했다.
2층 여가교육실에서는 다양하고 유익한 강좌를 동영상을 통해 보여주었으며 일부 강의를 창문을 통해 관찰할 수 있었다. 아코디언·하모니카·우쿨렐레 등 음악강좌와 DJ, 메이크업 등 취미 활동 강좌 그리고 유튜브 활용, 정보화 강좌 등 다른 노인복지시설과는 차별화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한 달에 5강좌를 만원으로 수강할 수 있다고 한다.
지하 1층에는 조명과 음향시설을 갖춘 헬스텍이 있었다. 음악이 틀자 모두들 왕년의 춤솜씨를 마음껏 뽐내 그야말로 청춘댄스의 시간이었다. 춤에 자신 없어도 전문 강사로부터 유행하는 춤을 배울 수 있다. 그 외에 시니어 태권도, 요가교실, 치매예방 힐링체조 등이 개설돼 있었다.
마지막으로 1층 늘봄카페에서는 추억의 건빵이 포함된 스낵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가수 김혜자와 게스트가 진행하는 라이브 공연을 감상했다. 우리 일행들은 노래와 춤을 함께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카페 밖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옛날 학창시절의 교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며 추억을 되새기기도 했다. 카페에서는 매주 월·화·목요일에 라이브공연을 수·금요일에 DJ와 함께하는 뮤직카페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체험을 마친 후 장안마을 경로당 신명범 회장은 “이제는 경로당이 교육·문화·건강이 어우러진 종합 문화센터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이 모여 친목도모와 취미 활동하는 곳으로만 알고 있는 경로당. 서초구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젊고 건강한 어르신’들에 맞춘 젊은 경로당을 창출했다. 여가와 건강, 문화생활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내곡느티나무쉼터는 100세 시대에 건강한 노후를 생활하는 시니어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어르신들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 같다.
▲ 학창시절 교복을 입고 꽃청춘으로 돌아가 찰칵
글/ 서리풀기자 한용술
독자칼럼 글/ 나탈리 후아즌 Nathalie ROISNE(반포4동 거주)
프랑스인이 본 서초 장난감도서관 Jouer ensemble 함께 놀아요
놀이, 악기, 파티 모든 세대가 어울리는 열린공간으로 이어지길
나는 서래마을에 거주한지 3년이 되어간다. 내가 본 서초구의 장난감도서관과 프랑스 장난감도서관인 ‘루도테크(ludothèques)’를 비교해 소개해본다.
프랑스의 루도테크도 서초처럼 저렴한 연회비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첫째, 놀이 공간을 제공한다. 클래식한 것부터 독창적인 것까지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이 준비돼있다. 가족과 친구와 함께 방문해 휴식을 취하고 놀이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둘째, 장난감과 놀이기구를 빌려준다. 뿐만 아니라 변장복·소품·악기·블록도 빌려준다. 이를 통해 회원들은 다양한 물품을 사용해 보고 가정 내 장난감을 주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 한국과 다른 점은 볼풀장·에어바운스, 테이블축구 등 행사 때 필요한 소품도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테마이벤트 기획을 돕는다. 루도테크는 주기적으로 학교와 단체, 남녀노소를 위한 레크리에이션이나 파티게임을 제안한다. 시골지역에는 이동식 루도테크가 직접 사용자를 찾아가기도 한다.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스마트기기 화면 앞에서 보내는 디지털 시대에 루도테크는 교환, 개방 및 즐거움이 있는 장소, 세대간, 문화간 교류를 위한 공간의 역할을 한다. 놀이는 삶을 반영하는 좋은 거울이다. 발견 기쁨, 규칙의 준수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같은 가치가 모여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창의력을 키우고,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고, 새로운 감정을 경험한다. 루도테크는 이렇게 아이들의 발달과 교육에 기여하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서초구에도 장난감도서관이 몇 군데 있지만 루도테크와 같은 콘셉트는 아닌 듯 하다. 장난감도서관의 이용대상은 5세 미만의 유아들로 한정된다. 또한 아이들의 실내 레크리에이션 활동은 서울에서 유행하는 키즈카페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 같다.
내가 처음 서래마을로 이사왔을 때 서래글로벌빌리지센터에는 프랑스놀이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루도테크가 추구하는 가치와 매우 가까웠던 이 프로그램에 나도 진행자로 참여했고 낯선 놀이에 대해 호기심을 보이는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프로그램은 중단됐다.
나는 종종 서래마을에 루도테크 콘셉트의 장난감도서관이 생기는 것을 상상해본다.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한 데 모여 각자의 전통놀이를 소개하고 서로의 문화를 알아갈 수 있는 공간, 이웃이 내게 윷놀이 규칙을 설명해주고 나도 ‘petits chevaux’(경마놀이)의 규칙을 알려줄 수 있는 공간, 아이들과 가족들이 토요일 오후에 한데 모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 동네를 위한, 삶이 있고 생동감 넘치는 특별한 공간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