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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소식
행복을 충전하는 댕큐~ 서초 아버지센터
바쁜 걸음 멈추고, 아이와 가정 돌아보며, 저녁이 있는 삶 속으로!
2018-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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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저녁 7시, 서초구 내방역 인근의 한 건물 4층. 40대 아재부터 머리가 허연 어르신들의 수상한 앞치마 파티가 시작된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무슨 다단계 회사(?)의 집단인사 같기도 하지만 이들의 구호는 아름답다. 수업 시작을 알리는 함성과 함께 무선 마이크를 단 선생님의 맛깔스런 쿠킹 클래스가 펼쳐진다. 전국 유일무이한 서초구 아버지센터에서 진행되는 ‘아빠 요리교실’이다. 옹달샘 음식학교의 ‘사람 살리는 밥상’ 서미순 음식연구소장의 수업은 늘 불황이 없다. 날이 어두워지면 아재들의 색다른 전성시대가 열리는 곳이다.
알록달록 앞치마에 삐뚤빼뚤 양파를 써는 어설픈 칼 솜씨, 레시피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깨알 같이 써내려가는 요리 수첩, 요리 초짜들의 원초적 단어가 툭툭 묻어나는 질문들, 그래도 그레이 헤어의 제자들이 좋은가 보다.
“요리는 자연과 시간을 담은 식재료로 빚어내는 창작 작품이죠.”
오늘도 선생님의 어록이 이어지고 제자들의 감탄과 함께 왁자지껄 수다가 한창이다. 그렇게 한바탕의 떼토크가 끝날 때쯤 인덕션 위의 팬에서는 오늘의 요리인 ‘꼬막 바지락찜’이 가쁜 숨을 내뿜으며 속살을 드러낸다.


아버지센터에서 진행되는 ‘아빠 요리교실’에서 열강중인 아버지들의 모습

이제는 ‘서미순표’ 구수한 바지락 된장찌개와 꼬막비빔밥으로 늦은 성찬이 이어지고, 아재들의 수업은 잠시 쥐죽은 듯 고요한 쉼표를 찍는다.
“남편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야할 대학은? 바로 ‘싱크대’라네요.” 일순간 웃음이 쏟아지는 교실 바로 옆 강당에선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가 흥겹게 들려온다. 고단한 주부로서의 하루를 잠시 내려놓은 어머니들의 노래교실이 한창이다.
우리 시대 행복한 아버지를 꿈꾸는 서초구 아버지센터. 힐링을 느끼게 되는 ‘휘게(편안함)’의 공간이다. 벽면에 걸린 액자 속의 ‘비채(비움과 채움)’ 문구처럼 삶의 쉼터에서 잠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비울 때에 비로소 행복은 채워지는 게 아닐까.


MBN 김건훈 차장 / 잠원동 거주

서초구소식 2018년 2월호
서초구소식 201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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