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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소식
‘굿바이 반포주공아파트’ 역사 속으로
1974년 지은 전국 최초 대단지 아파트 내년 초 재건축
202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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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여년 옛 추억과의
이별 아쉽지만
서초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재탄생에 기대 가득

1979년 구반포 전경(출처: 서울역사박물관)
▲ 1979년 구반포 전경(출처: 서울역사박물관)

국내 최초 대단위 아파트단지인 ‘반포주공아파트(이하 반포주공)’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반포주공은 지난 5월 거주민들의 완전 이주가 이뤄진데 이어 연말까지 철거를 끝내고 내년 초 10조원에 달하는 대단위 재건축 공사에 들어간다. 1971년 착공 후 1974년 완공한 지 48년 만에 옛 모습을 잃으며 새 단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

1973년 11월 반포주공아파트 530세대를 추첨하는 모습이다.
▲ 1973년 11월 반포주공아파트 530세대를 추첨하는 모습이다.

나무들은 1970년대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심어져 50여 년의 긴 시간 동안 아파트와 함께 자라났다.
▲ 나무들은 1970년대 아파트가 지어지면서 심어져 50여 년의 긴 시간 동안 아파트와 함께 자라났다.

반포주공은 조선 후기 경기도 과천군 상북면 동작리로 행정구역을 처음 배정받은 이래 ‘인천부 과천군→경기도 과천군→경기도 시흥군→서울시 영등포구→관악구→강남구’를 거쳐 1988년 1월 1일 서초구(반포본동)로 정식 편입됐다.

반포주공이 탄생한 것은 서울의 인구 폭발에서 비롯됐다. 서울은 한국전쟁 이후 포화상태였다. 전국 각지에서 가난을 벗어나려는 행렬이 서울로 향했다. 1960년대 중후반, 서울 인구 370만여 명으로 청계천변이나 산꼭대기에 집을 지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유입 인구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택지는 강북에 많지 않았다. 강남 개발이 시작된 이유다.

1960년대 말, 정부와 서울시는 늘어나는 도시빈민과 서민층을 위한 집단 주거지를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 등의 사건이 발생해 중심축을 중산층 주거지 조성으로 옮겼다. 반포주공은 이 과정에서 태어났다.(반포주공의 당초 이름은 ‘남서울 아파트’. 서울의 남쪽에 위치한 아파트라는 뜻)

반포주공은 분양초기 호화아파트 논쟁이 일어, 8개 동을 복층아파트로 건설한다는 기존 계획을 수정하고 94동과 95동 두 동만을 복층아파트로 건설해 중산층을 위한 아파트라는 의미를 강조하고자 했다. 그러나 사실 제일 작은 평형인 22평조차도 중류 내지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였다. 반포주공 대부분은 5층짜리 단지인데, 복층으로 이루어진 두개 동은 6개 층으로 30평대 2가구가 내부에서 연결된 복층 구조로 당시에는 보기 힘든 60평대(전용 196㎡)다. 또 서양식의 입식생활을 구현하기 위해 ‘라디에이터 난방’을 적용하였고, 부부 침실과 부부 욕실이 만들어졌다.

복층으로 이루어진 내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 복층으로 이루어진 내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반포주공의 오랜 터줏대감이던 애플하우스와 반포치킨. 현재는 이전을 하여 운영중이다.
▲ 반포주공의 오랜 터줏대감이던 애플하우스와 반포치킨. 현재는 이전을 하여 운영중이다.

1977년부터 2015년까지 38년간 이 아파트에 살았던 김경희 씨(86)는 “반포주공은 요즘의 바닷가 모래가 아닌 한강 모래로 지어 매우 탄탄했다”며 “단지 내 여기저기 소공원이 있었고 나무가 많고 화단도 넓어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의 정취가 있었다. 주민들이 엄청난 프라이드를 가지고 생활했는데 이 모든 게 사라져 아쉽기 그지없다”고 감회를 밝혔다.

반포주공은 총 7,000여가구로 새롭게 들어선다. 내년 초 착공 후 완공까지는 36~40개월이 걸릴 예정이다.(아파트 이름은 추후 공모) 대한민국 최초의 부촌형 대단지 아파트의 명성을 이어나가 서초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재탄생하게 될지, 주민들의 마음이 벌써부터 설렌다.

반포주공1단지 옥상텃밭
▲ 반포주공1단지 옥상텃밭
출처: 『반포본동: 남서울에서 구반포로』(2018)
잘 가꾸어진 반포주공1단지 옥상 텃밭으로 수확철을 맞은 배추의 모습이다. 옥상 텃밭은 공동체 활성화의 일환으로 아파트 주민들과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이곳을 통해 교류를 나눈다. 봄에는 고추와 상추를, 가을에는 배추를 심었다고 한다.

반포본동 매립지원경
▲ 반포본동 매립지원경
출처: 서울시하수계획과, 「반포지구 공유수면매립공사 현장조사 보고 734」(1970)/ 서울역사박물관
반포본동의 공유수면매립은 1970년 7월 25일부터 1972년 7월 24일까지 2년간 진행되었다. 사진은 반포본동 매립지 원경이다. 동작동의 동편에 위치한 현 반포본동 지역은 원래 버드나무와 갈대밭과 모래밭, 채소밭이 어우러진 비거주지역이었으며 빈번한 침수지역이였다.(1970.5.27)

99동 옆 공원
▲ 99동 옆 공원
출처: 『반포본동: 남서울에서 구반포로』(2018)/서울역사박물관
99동 옆 공원의 모습이다. 과거에는 이 공원에서 생일잔치를 많이 하였다. 아이들은 수양버들 옆 벤치에 차린 음식을 먹은 뒤 놀이터에서 뛰어 놀았다. 반포주공1단지의 공원은 주민들에게 모임, 놀이의 공간이었으며 마을시장이 열리는 공간이기도 했다. 사진 속 수양버들은 마을장이 열리던 날 벼락을 맞아 가지가 부러지기도 했다.

반포본동 주민센터 이전 안내
반포본동 주민센터가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였습니다.
위치 신반포로3길 8, 반포프라자종합상가 311호(구반포역 2번출구) [지도보기]
문의 ☎02.2155.7561

자료 및 사진 출처: 『반포본동: 남서울에서 구반포로』(2018)
서리풀기자 김수인

2022년 8월호
2022년 8월호
2022년 8월호
  • 등록일 : 202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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