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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명소변천으로 본 서초30년 & 서리풀기자가 찾아간 장수가게
서초30년&소식지500호 특집 ②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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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뉴욕제과, 함지박 … 떠오른 서래마을, 연인의 거리

명소 변천으로 본 서초 30년
김민기 서초구소식지 편집자문위원
김민기
숭실대 특임교수, 서초구소식지 편집자문위원

사람은 ‘지금’ ‘여기’에 산다. 그런데 ‘여기’라는 공간은 붙잡고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이라는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시간이 흘러가면 인간도 바뀐다. 공간도 변해간다.
뿌리깊은나무에서 1983년에 펴낸 〈한국의 발견〉 서울 편을 보면 강남구, 동작구는 있지만 서초구는 나와 있지 않다. 서초구는 1975년에 생긴 강남구에서 분리되어 1988년에 신설되었기 때문이다.

방배카페골목 조형물
▲ 방배카페골목

1968년부터 영동개발이 시작되었지만 70년대까지도 서울의 환락 거리는 명동과 무교동이었다. 1978년경부터 방배동 카페골목이 생기고 남서울호텔 일대가 화려해지면서 유흥의 중심지가 옮겨왔다. 지금은 주52시간 근무제와 ‘저녁이 있는 삶’ 덕분에 유흥중심지라는 말도 퇴색한 가운데 강남역-코엑스-홍대앞 등이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 됐고 가로수길, 경리단길, 서촌, 연남동길이 뜨고 지는 것을 보면 거리, 명소도 유행을 타는 건 마찬가지인 듯하다.

뉴욕제과 옛모습
방배카페골목 옛모습
▲ 지금은 없어진 뉴욕제과(위)와 방배카페골목의 옛모습(아래)
사진출처 : 중앙일보

우리 서초구 30년을 맞아 서초의 명소들은 어떻게 변해왔고 또 바뀌어갈까. 서초의 명소로 가장 일찍 알려진 곳은 1973년께 생긴 뉴욕제과였을 것이다. 지하철1호선이 개통된 것이 1974년, 2호선 개통은 1984년이었으니 그 당시에는 국기원 정도가 눈에 띄었고 빌딩은커녕 콩밭, 미나리꽝이 강남역 부근에서 말죽거리(양재역 부근)까지 펼쳐진 허허벌판이었다. 강남역 주변 반포천에서 물고기를 잡았다고 한다. 나중에 4층짜리 뱅뱅 건물이 생기자 그 앞의 사거리 이름이 뱅뱅사거리가 될 정도였으니, 강남쪽의 데이트 약속 장소, 강남 젊은이들의 아지트는 뉴욕제과였고 만나는 약속도 “뉴욕제과 앞에서 보자”면 통했다. 뉴욕제과는 2012년 5월31일 문을 닫았다.
방배 카페골목은 1978년 이수교차로 입구 방배중앙로 208에 카페 ‘장미의 숲’이 문을 열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1970년대 후반만 해도 방배동은 허허벌판이었다. 빈 공터에서 야구시합을 하고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이 만들어지던 곳이었다. ‘장미의 숲’을 시작으로 카페들이 하나 둘 들어서고 그 좌우로는 아파트가 세워졌다. 명동을 활보하던 멋쟁이들이 방배동으로 모여들었다. 이상벽, 조하문 씨 등의 연예인이 직접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
주당(酒黨)들은 “방배동에 가면 심야영업 한다”며 모여들었고 퇴폐와 단속이 반복되었는데, 주택가와 유흥가의 불협화음은 IMF 이후 침체됐다. 이제는 가족들이 외식할 수 있는 맛집들이 즐비하고 마을버스 정류장 이름으로만 추억하는 ‘카페거리’가 됐다.

함지박식당 옛모습
▲ 함지박식당

방배동의 ‘함지박 사거리’라는 이름을 낳은 함지박은 1978년 문을 열었고 YS-노태우를 비롯해 강남 일대 거주하는 명사들이 자주 찾는 곳이었으며, 상견례 장소로도 사랑받았다. 우리 숭실대 교직원들을 비롯한 학계 인사들과 법조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함지박이 8월21일 문을 닫았다.

서래마을
▲ 서래마을

서래마을은 1985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던 프랑스학교가 이전하면서 ‘쁘띠프랑스’로 바뀌기 시작했다. 고급 빌라들이 즐비한 부촌이라, 서래로 일대의 고급 식당들과 베이커리, 와인바 등이 외식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핫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2000년대 들어와서는 연예인들의 고급 주거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백종원·소유진 부부를 비롯, 기성용·한혜진 부부, 고현정, 박명수, 황정민, 강석우 등이 ‘동네 유명인’이다. 오세득 셰프, 진경수 셰프, 정호균 셰프 등 ‘스타 셰프’들의 ‘근거지’로 유명하다.
예술의 전당은 1988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복합아트센터이자 다양한 공연과 조형 예술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공연예술문화의 중심지다.
세빛섬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저스2’ 촬영지로 화제를 모은 곳이다. 세계 최초로 물 위에 뜨도록 건축한 수상 문화 복합시설로 화려하고 우아한 데이트 코스는 물론 때로는 편안히 홀로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경치를 제공한다.

연인의거리
▲ 연인의거리

이밖에도 ‘연인의 거리’, 와인거리 등이 있는 양재천, 도심속 힐링쉼터이자 시민들이 쉽게 오를 수 있는 우면산, ‘서울8경(景)’ 중 하나인 청계산, 공방과 갤러리가 밀집한 방배사이길, 양재시민의 숲, 헌인릉, 반포대교, 고속터미널 등 서초에는 문화 인프라가 잘 갖춰졌고,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녹지와 낭만의 거리가 많다.
내년 1월 서리풀터널이 개통되면, 서초대로와 테헤란로가 이어지고 강남 도심 금융·IT 벨트가 연장되며, ‘방배동 내방역 일대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내방역 일대, 방배사이길, 방배카페거리는 새롭게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방배동 뒷벌어린이공원 일대에 유럽스타일 광장 및 공원이 조성되고, 방배5구역 재건축 사업부지와 맞닿은 서초대로변은 저층 연도형 상가로 개발돼 파리와 같은 낭만적인 테라스형 카페거리가 된다.
이쯤 되면,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이 바뀌고 공간이 변하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대하고 꿈꾸고 또 감사해야할 일인 듯하다.


서리풀기자가 찾아간 장수가게

서초구엔 매달 문을 닫고 새로 문을 여는 가게들이 넘쳐나지만 30년 동안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들이 있다. 더 오래 기억되고 더 오래 우리 곁에 남길 바라는 마음에서 서초구 장수가게들을 찾아가 봤다.

글/ 서리풀기자 김인혜

언제 먹어도 맛있다! ‘애플하우스’

요리중인 애플하우스 이은해 대표올해로 33년이 된 애플하우스는 여러 미식프로그램에도 소개될 만큼 꽤 유명한 즉석 떡볶이집이다. 그래서인지 손님이 가장 적을 시간대인 4시~6시에 방문했는데도 홀은 꽉 차 있었다.
애플하우스의 시작은 같은 아파트 상가 1층 점포에서 소규모로 운영하던 포장마차였다고 한다. 이후 인기 있는 즉석 떡볶이와 무침 군만두 등 몇가지로 메뉴를 개편하고 현 위치로 확장했다. 지난 33년간 추억의 맛을 찾아 꾸준히 찾아오는 손님들은 모두 어린 학생에서 부모 나이가 되었다. 이은해 대표는 미처 알아보지 못할 때가 있는 것이 죄송하다고 했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친절하게 손님들을 대하고 싶은데 때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만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고, 오랜 세월동안 잊지 않고 찾아주신 손님 한 분 한 분이 모두 소중해요”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애플하우스는 차녀에게 레시피가 그대로 전수되어 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50
• 02-595-1629

고속터미널 꽃시장과 함께한 30년, 엘리시아 플라워

엘리시아 플라워 전경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도 상가, 개업한지 30년이 넘은 절화 전문 꽃집 엘리시아 플라워는 먼 곳에서부터 형형색색의 꽃과 포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덕구 대표에게 장수 비결과 요즘 경기에 대해 물었다. “한 번 방문했던 손님이 재방문할 수 있도록 친절과 정성을 다하는 것이죠” 덕분에 유동 인구가 많은 입지 특성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인근 동네에서 단골손님이 찾아 온다고.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아 그런지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 오래 감상할 수 있는 꽃종류를 많이 찾아요. 지난 30년간 손님들의 안목이 많이 높아졌죠. 저도 꾸준히 트렌드를 분석해야해요” 한자리에서 오래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은 한결같은 자세에 있었다.
• 서초구 반포동 128-4 강남터미널지하쇼핑몰 T-038
• 02-591-3761

서초구소식 2018년 9월호
서초구소식 2018년 9월호
  • 등록일 :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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